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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5 first exhibition; art hop in fresno (at the chinatown youth center) 8














오픈 1시간 30분 전..
같이 준비를 하던 제시카양이 갑자기 빠져버렸다..
갑자기 생긴 누가봐도 허전한 한쪽 벽.. 젠장..
안그래도 좋지않은 미국 경제상황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던..
건물 공사가 다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소 무리를 해서 감행한건데..
물론 그 이유로 건물 대여비 없이 들어 가긴 했지만..

그래도 언제나 하루씨는 럭키가이~
하루씨 사진을 더 걸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받아 들여지고,
혹시나 하는 맘에 트렁크에 대강 담아온 녀석들까지도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물론 초차라는 이유로, 아직은 "언더" 라는 이유로
가장 초라하고 볼품없는 벽을 사용해야 했고
벽이 끝나는 자리엔 클럽에서나 보던 대형 스피커 두넘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고
어디서 구해왔는지도 모르는 요상한 조명을 사용해야했고
무엇보다도 황당한..
건물에서 50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있던 경찰들과 마약쟁이들의 숨바꼭질 놀이.. 땡쓰어랏..
이건 뭐 전시를 하러 왔는지, 구경을 온건지..

뭐 이런 저런 혼란하고 번잡한 환경속에서 쇼는 시작이 되었고..

사람들이 오지않아 밖에나가 담배를 태우며 얼쩡거리다 눈에 들어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옆 갤러리..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본 하루씨..

적당한 실내온도..
푸짐한 먹을거리..
우아한 재즈밴드..
열심인 큐레이터..
탐나는 고급액자..
굉장히 여유있어
보이는 아티스트..

그런데..

젠장..
학교 친구를 만났다..
여자친구라며 동행한 숙녀분을 소개 시켜주고는 묻는다..
왜 여기있냐고..

ㅎㅎㅎ, ㅎㅎㅎ..

친구넘 여자친구분도 웃는다, ㅎㅎㅎ..

찬바람 가르며 다시 돌아간 하루씨가 있어야 하는 갤러리 현관 앞..
추운 날씨에도 활짝 열린 문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
다행이다..

한 여자가 하루씨 사진이 걸린 쪽으로 걸어간다.
오우.. 하루씨 사진들을 본다.
마치 이건 뭐지라는 표정으로 신기하게 하나하나 바라본다.
엉덩이 사진을 잠시 바라보다 고구마라고 쓰인 제목을 보고는 소리내어 웃는다.
뒤돌아 서서 다른 작품들 구경을 하던 친구들을 부른다. 고구마 사진 보라고..
다같이 박장대소를 한다.
한참을 서서는 보고 또 본다.
가다가 다시 와서 또 보고 또 웃는다.

흐뭇한 하루씨.
기분이 이상하다..
처음 느껴보는 거시기한 감정..
자신의 사진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즐거워한다..
변태인가..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에 행복해진다.
잠안자고 고구마 사진 마무리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다.

자신감이 생겨 관객들과의 대화도 즐겁고 편안하다.

꽤 말끔해 보이는 젊은 남자가 다가오더니 명함을 내민다.. 흠..
의류사업을 하는데 회사 홈피 둘러보고 관심있으면 연락을 하란다.. 오웃..
분위기가 점점 좋아진다..

시간이 지나 제법 어두워진 한적한 거리에 나가 들떠있는 맘을 달래던 중
헝클어진 머리에 누더기 옷을 입은 한 걸인이 눈에 들어왔다
손에는 다른 갤러리들을 돌며 모은 음식 봉지들이 잔뜩이다..
내 앞을 지나 현관 앞에 서서는 건물 안을 들여다 본다.
아마도 음식이 있는지 보는듯 하다. 발견했다. 들어간다..
역시나 도너츠를 챙긴다. 주머니에 사탕과 젤리를 넣는다.
어쩌겠는가.. 이해한다..
그런데.. 얼굴에는 누가봐도 "난 아트따위는 신경안써! 근데 그게 뭥미?" 라고 써있는데..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는 야채 사진들을 보고있다.
도너츠를 하나 더 먹고 음료수를 몇잔을 마시면서 계속 보고있다.
사람들이 다른곳으로 가니 하루씨 사진에 더 다가간다.
여전히 얼굴은 무표정이지만 사진을 바라보는 모습이 나름 진지해 보인다.
아직도 보고있다. 하루동안 들려준 사람들 중에 가장 오랫동안 하루씨 사진을 보고있는것 같다.
슬며시 다가가서 말을 걸어볼까 말까 한참을 말성이던 하루씨..
그냥 약간 거리를 두고 서있기로 한다. 
어떤 사진을 보고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움직이지 않고 한곳에 서서는 사진들을 보다가 돌아서서는 짧게 한마디 한다.
"이거 니가 한거야?"
그렇다고 하니 다시 한번 짧게 한마디 건네고 훌쩍 떠났다.
"아이 라이크 유어 월크."

굉장히 고마웠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앞으로 전시회를 할때마다 그 사람이 기억날것 같다. 이름이라도 물어볼것을..
왠지 모르겠다. 굉장히 대단한 칭찬을 들은것같았다.

전시회라는것..

사람들이 왜 전시회를 하는지 조금은 알것도 같다.

이름을 알리고, 작품을 판다는 목적을 떠나서,

관객들로 부터 받는 감동이 어마어마 하다.

앞으로 매달 한번씩은 할수있지만.. 솔직히 매일같이 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더 좋은 사진들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졌다..

즐겁게 사진을 봐준 모든 관객분들깨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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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스터하루 :